19년 8월 10일, 제방 나무들이 흔들리면서



더그아웃에서 12시 40분부터 70분. 오랜만에 나감. 오전부터 시작된 더운 바람이 밤까지 계속되었다. 계절이 바뀔 조짐일까? 지난 기록에 의하면 적어도 8월 20일은 지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선선해진다. 그 전에는 아마도 연속 태풍. 지나가면서 저것이 귀신인가 아닌가 확인해 보려는 사람들. 아니다. 제방 나무들이 흔들리면서 강변북로의 가로등들이 깜빡이는 듯 보였다. (죽은 사람들 생각을 그치기가 어려웠다.) 바람이 불 때 기타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노래 부르는 기분이 참 좋다. 노래가 바람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이상한 일. 그것은 동물 같은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악기는 분명하게 인간의 일이다. 사람은 자신의 온갖 추한 일들을 다 동물에게 떠넘겼다. 동물은 나쁜 것이 아니다. 음계가 법칙이듯 동물도 그렇다. 또 사람은 온갖 영혼 없는 일들을 과학에게 다 떠넘겼는데, 영혼은 더없이 과학적인 것이다. 사람이 귀신 같은 신비를 찾으려는 것은 다 아는 것이 영 두렵기 때문? 다 안다니 얼마나 허망하고 몸이 떨리는지 모른다. 그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이, 서로를 위해 서로가 모르는 것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 인간의 일인가? 어두워서 분간되지 않는 부분을 만들려는 몸짓이, 동작되기 위해 인간을 기다리고 있는 미지를 만들어 두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