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통 비우기

군대에서 만든 처음 노래들 중 하나다. 선임의 음악책을 빌려 보다가 뭔가를 이해한 듯한 기분으로. 아마 손에 꼽게 많은 코드를 썼을 것이다. 이후에는 이런 식으로 거의 만들지 않았다. 가사는 주로 잔반통을 비우며 들었던 여러 느낌들과 했던 욕에 기대어 썼다. (부대에 개가 없었으므로, 개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있다.) 영내 교회에서 혼자 불렀던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 전역하고서는 거의 부르지 않았고 잊기 직전에 기타로만 한 번씩 쳐뒀다. 왼손이 재밌는 편. 그때 만든 노래들이 그렇듯 나이도 먹고 훈련량도 떨어지면서 기타와 함께 부르기는 힘들어졌다. 하여튼 부를 수 있을 때 녹음을 했다. 부를 수 없어지는 노래가 하나둘 생기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지금 부르며 다시 돌이켜 보니 욕구 불만에 대한 노래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