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8월 30일, 공간의 승인



사이드3에서 70분. 여름 끝난 기분에 나갔다. 둔치는 진흙투성이. 홍제천이 넘쳤던 듯했다. 볼 만했을 텐데 아쉬웠다. 소리는 잘 들렸고 나도 잘 쳤다. 새 줄에도 드디어 길이 들었다. 잘 쳐질 때의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런 때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대단한 집중력이 일어난다. 그것은 좋은 느낌이다. 그런 때에는 노래를 할 필요도 없다. 가사가 필요 없고 가락도 그렇다. 그런 때에는 표현에 부족함이나 빈 곳이 없다. 그런 때에는 충분함을 느낀다. 그런 때에는, 이상한 얘기 같지만, 권력을 쥐고 있다. 내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힘을 근방에 미치고 있다. 그런 때에는 지칠 때까지 칠 수 있고 반드시 지치게 되어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그런 때에 나는 이해하고 있다. 소리가 나는 것을. 기타를 치기 시작한 지 벌써 12년이 됐다는 생각, 아무나라도 아무렇게라도 12년이면 이 정도는 친다는 생각, 스트로크만 12년이라도... 나는 하여튼 해냈다는 생각을 했다. 뭘 해냈는지 모르겠지만. ... 그러니까 그런 때는 결국 공간이 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