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8월 23일, 다음날 태풍은 수도를 빗겨 갔다
나름의 계산에 따르면 마지막 여름날이었기 때문에 꾸역꾸역 나가 보았다. 태풍이 온다 하니 한강에 사람도 별로 없는 거 아닐까 기대해 봤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돌아갈 순 없어서 계속 걸어 망원정 마당까지 갔다. 망원정 마당은 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일단 가면 거의 반드시 기타를 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소리가 잘 안 모여 좋다기엔 어려워도 적당히 어둡고 우묵하고 별 사람 안 다니고 근방에 민가 없다. 강변북로에서 들어오는 차들의 불빛을 보면서 60분. 소리를 따라 매미도 울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줄을 간 후로 아직도 길이 덜 들었다. 회사 일로 바쁜 시즌도 이제 끝이 보인다. 오래 안 부른 노래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