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8월 27일 일요일, 실패하기 때문에

사이드3에서 11시 30분부터 60분. 시원했다. 오랜만에 나간 것이었다. 공기 냄새 좋고 너무 신이 나서 첫 노래에 막 불렀다가 두 곡째에 목이 꽉 막혔다가 한참 지나 다시 풀렸다. 최근 노래들은 질렸는데 새 노래 만들 시간은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옛날 노래, 일테면 유한함 같은 것을 다시 부를 수 있게 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부르고 싶기 마련이기도 하다. 유한함 같은 노래의 아주 커다란 음량을 내가 제대로 통제하고 있을 때의 기분은 굉장히 좋은 것이다. 예전 노래들은 그 기분을 따라서 만든 경우가 많다. 될지 안 될지를 우려하지 않고 그렇게 불렀을 때에 그 소리가 나는 일은 정말 좋다. 그런 일은 어느 정도는 믿어야만 되는 일이다. 처음에는 믿는 수밖에 없다. 어려움이 믿음과 관계한다. 믿음이 필요하지 않은 일은 쉬운 일이다. 실패하기 때문에 믿어야 한다. 실패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이 믿음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훈련은 통제 불능의 영역을 점점 줄여나가는 일이다. 훈련은 냉엄한 분석과 자의식을 필요로 한다. 자신의 행동을 제외한 다른 것과는 대화하지 않는 일,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만을 대상으로 삼는 일이다. 그것은 계속되는 조정이다. 결과가 아주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게 하는 일, 결과를 위해 육체를 바치는 일이다. 그 자신은 점점 더 믿음을 잃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점점 더 기적의 표지가 되어 가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는 기적도 시간 문제다. 그런 건 중요한 얘긴 아니다. 갑자기 웬 기적? 목소리가 잠시 안 나올 때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계속 이러면 어떡하나, 뭘 어떡하나? 손가락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