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넷째 주 금요일, 앉아서 치다가 서서 쳤다
일주일간의 야근이었다. 밥 먹고 방에 눕자 11시가 넘었다. 갑자기 가을이었고 기타를 치고 싶었다.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갔다. 가는 길은 좀 추웠다. 사이드3에 올라가니 사람이 누워 자고 있었다. 누군가 시체를 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떠들어(박스와 비닐 따위로 몸을 꽁꽁 싸고 있었다) 보지는 못하고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며 나와 홍제천을 따라 내려갔다. 날씨와 공기 덕분에, 걸음이란 것을 아주 오랜만에 해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30분 정도 한 주제로 흥얼거렸다. 카논 별거 없다고 생각하며. 한강은 어쩐지 꼴도 보기 싫었다. 유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12시였다. 유수지는 사람이 적고 음산했다. 시궁창 냄새가 났다. 동편 스탠드에서 쳤다. 공기와 소리가 잘 섞이지 않았다. 70분. 일주일 넘게 쉬었기 때문에 폼이 떨어져 있었다. 폼이 떨어진다니. 그러나 그 말 말고 더 적합한 말을 찾을 수 없다. 기타를 누가 쳐줬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다. 노래도 누가 불러주고. 더 크게 하고도 싶었지만 유수지는 너무 트여 있다. 내 소리가 어디까지 가는지 잘 가늠할 수 없는 상태는 약간의 두려움을 준다. 어떻게 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앉아서 치다가 서서 쳤다. 몇 사람이 근처에 있다가 갔다. 시끄럽게 군 데 대한 약간의 미안함과는 별개로, 기타 치고 있을 때 앞에는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굉장한 방해가 된다.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소리를 들어야겠다고 여기는 것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앞에 있는 사람은 굉장한 방해가 된다.
다음날인 지금은 회사다.
다음날인 지금은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