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지에서 1 (2015. 3. 20.)
제1일
날이 좀 더 풀리면 사이드3 또는 유수지에서 공연이랄 것을 해볼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방금 즉흥적으로 써본 것이다.
일단 나쁜 느낌은 아니다. 생각해 봐야겠다.
유수지가 좋겠다. 유수지 구령대는 어떤가? 아니면 출수구? 오늘 답사를 가봐야겠다. 아마도 준비물은 돗자리이고, 최소 20시 이후, 기왕이면 22시에 하고 싶다. 관객 5인을 당면목표로 해보자.
시궁창 냄새 맡으며... 괜찮은 느낌이다.
그것은 일단 공연이라고 부르면 안되겠군.
제2일
유수지 공연의 그림을 그려보자.
먼저 앰프, 앰프는 없을 것이다.
좌석, 좌석도 없을 것이다.
주류반입, 그것은 있을 것이다.
홍보,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 아래서 너무 많이(10인 이상) 와도 꼴이 이상해진다. 이미 이상한 그림이지만..
10명 이상을 어떻게 모은단 말인가, 정신이 어떻게 됐는가?
관객, 이것은 분명하게 망원동민을 겨냥하고 있다.
어쩌면 만일, 또는 호두커피에 팜플렛이나 소자보를 비치해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글쎄... 이건 생각 좀 해 보자.
일단 그건 아니다. 이번은 그런 정도일 필요는 없다.
당장 하려는 것이 헤딩팟임을 분명히 하고 가자.
자력 홍보는 온라인으로 제한한다.
공연이라고 하기에는 일단 무리가 있다. 나는 기획의 형상을 꼭 최저수준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안전빵이 좋은가?
너무 나태해서 뭔가 제대로 하는 것보다는 동력을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인지?
이것은 최초의 최저수준이 아님을 나 자신에게 고지시켜야 한다. 나는 이미 망원에서 2년 가깝게 활동 중이며, 주로 내 방, 사이드3, 간혹 유수지에서 한다. 공적으로 고지하거나 초대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최근 유수지에서 치며, 이제는 그러한 고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것이다.
사람은 피할 만큼 피해봤다. 혼자 하는 것은 경계할 만큼 경계했다.
무엇을 하든 최종목표는 세계적화다.
당면목표는 말 그대로 당면한 것이며, 현재의 생활을 지양하고 더 나은 생활을 고안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종류든 희생 위에 세워져선 안 된다. 그것의 성패는 계승되어야 하고, 점점 더 나아져야 한다.
그것은 모든 저 글러먹은 프레임들과 그에 기대어 꼬인 욕망들에 대해 입을 다물어야 하고, 이미 존재하는 수단과 양식들을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이용해야 하고, 바로 지금-곧장 생활을 조금씩 손에 넣는 것이어야 하며, 오로지 최종목표와만 공조해야 한다.
그것은 데몬스트레이션이다.
생활의 데모를 생존의 데모로 긴밀하게 연계시키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당면목표는 아무리 대성공을 해도 아무 계승할 부분이 없는 것이고, 최종목표와의 공조도 결국 실패한 것이다. 그런 수준에서부터는 당의 힘이 필요하다. 이것이 훈련이라면 그것을 위한 훈련이라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