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음악에 대한 메모 (29 May 2010)

이것을 부정해 보려면

신과 인간
글은 저장을 지향하며, 영원을 갈망하나 그 한계 또한 의식하고 있다. 글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형식에서 비롯한 체념의 정조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를 배신하는 일은 차단되어 있으며, 이를 돌파하려는 의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글은 그 자체로 모순의 현현이다. 그래서 다분히 인간적이다.
이에 비해 음악은 저장을 거부하는 성질의 것이다. 그것은 철저히 현재적이며, 빛나는 찰나이다. 그러한 식의 영원은 글과는 다른 차원의 위안을 준다. 희미한, 지극히 희미하지만 분명한 절대성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음악은 진동이라는 형식상 단일하고, 비물질적이며, 다채하다. 그것은 한마디로 신적이다.

시간과 공간
글은 시간과 대적하는 개싸움에 가까우며, 또 하나의 독자적인 시간을 만들려는 시도이다. 글은 물질적으로 공간을 점유한다.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공간 위에 있어야만 하며, 그 공간에 독자가 있어야만 하고, 그 독자의 읽는 행위를 통해서만 성립된다. 글을 통해 시간은 분절되거나 이어진다. 여기서 문제는 문자이다. 문자는 온전히 인간의 것이다.
음악은 시간 위로 흐른다. 그것은 시간과 전혀 불화하지 않으며, 시간이 음악의 그릇이 된다. 음악은 공간을 향유한다. 그 자신 외에 다른 것은 전부 거부하는 글과는 다르게 음악 외의 것들도 음악이 될 수 있다. 음악은 그 모든 것들을 자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발원지의 반경을 채워나간다. 여기서 문제는 공기이다. 공기는 지구의 모든 것이 공유한다.

난 둘 다 좋아한다. 눈보다는 머릿속에서 쇼부를 본다는 점에서 그들은 근성이 있다.